우리는 모두 공범

goodhyun's 분류없음 on 2012/01/27 09:00

재벌의 골목 상권 진입에 대해 이야기가 많습니다. 재벌의 딸들을 비난하지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네...

그러나 한국 사회 부조리의 다른 상당수가 그렇듯, 고질라는 우주에서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 안에서 태어났지요.

자본의 습성이란 팽창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장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회사입니다. 그 것은 본능이자 존재이유에요. 그 회사의 높은 분 중 누군가가 또 다른 성장 분야를 발견하는 것은 사실 언제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크림을 만들면 부드러울 것 같지 않아?”

“애플의 애플 쥬스 사업을 빨리 해야 하지 않겠어? 디자인도 이미 나왔잖아.”

“구글의 스키고글은 삼원색 라인부터 시작해봐.”

아래로부터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Hey, Bill, this is so lame…",
“With all due respect, Steve, but…”

아마 아무도 그 높은 분을 편들지 않았을 겁니다. 심지어 설탕물 전문가가 있었던 애플에서도요. 그 것이 같은 곳을 바라 보는 이들이 모였을 때 생기는 ‘기업 문화’입니다.

또한 정말 소프트크림 전문가는, 쥬스에 애정이 있는 사람은 위의 회사들에서 일할 리가 없지요. 자기가 빛날 수 있는 곳을 아니까요. 정말 좋은 실력이라면 자신의 비즈니스를 일으킬거에요. 이러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묘한 긴장감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결정합니다.

한편 우리는 모두 ‘그룹’에 일단 들어가려 합니다. 그 안에서 장기간의 고용을 약속 받는 대신 뭐든지 하게 됩니다. 시키는 대로. 그렇게 3년 쯤 보내면, 자기가 빛날 수 있는 곳을 잊게 되지요. 정말 좋은 기회라도 자신의 비즈니스를 일으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믿게 됩니다. 월급이 최고! 회사 복지가 안전!

그리고 그렇게 한국에서 가장 훌륭한 인재들은 그렇게 자의적(恣意的)으로 골라진 성장분야에 헌신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그렇게 아름다운 로고에 세련된 디자인에 양질의 재료에 훌륭한 유통라인에, 그리고 다시 포인트적립에 할인에 제휴마케팅에, 자본주의의 모든 정수가 응집된 비즈니스가 만들어지고, 그 추세가 퍼지고 퍼져 골목까지 가게 되지요.

그리고 세련된 브랜드에 편리한 대량소비에 늘어 나는 포인트에 편리한 멤버쉽에 매료된 소비자로서의 우리는 그렇게 충실히 그 자본주의의 정수들을 즐겁게 향유하며, 때로는 ◆▲가족만의 혜택을 부러워하며, ‘그룹’ 밖의 모든 비즈니스를 촌스럽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겠지요.

모두가 자본주의를 구가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정작 자본주의의 꽃인 ‘startup’이 피어나기 힘든 사회의 한 풍경,

그 풍경에 대해 우리는 모두 공범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골목 상권은 최신 피해자일 뿐,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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