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grandpa

김국현 goodhyun's Diary on 2003/01/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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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는 늘 무언가 줄 것이 없다 미안해 하셨습니다.
"남에게 빚지지 말라"며 당신,
떠나는 그날까지 행여 우리에게 폐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셨습니다.
가시는 그날까지 우리는 그저 못미덥고 안쓰러운 아가일뿐이었다.

할아버지가 남긴 유산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아낌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도 아낄 것이 있을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할아버지는 아낌없이 주고 싶으셨지만 아낄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대신 사랑을 주셨습니다. 늘 미안해 하며 사랑을 주셨습니다.
물질의 베품이 드러난 바닥에는 더 깊이 사랑이 있음을 할아버지는 가르쳐주셨습니다.

할아버지의 다정한 눈빛과 할아버지의 정다운 말씀은 내게 남은 유물입니다.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나의 메마른 핏줄을 감싸고 있음을, 나의 일부가 되어 숨을 쉬고 있음을 이제 깨닫습니다. 언젠가 눈물은 마르고 가슴 아픔마저 추억이 되겠지만, 지난 나날의 보살핌이 지금 나의 맥박을 뛰게 함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왜 지난 날에는 그 하루하루가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걸까요. 그 하루하루가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정깊은 나날임을 왜 깨닫지 못하는 걸까요.

안녕,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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