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과 폰트, 그리고 비스타의 맑은 고딕

김국현 goodhyun's Technology on 2006.04.25 10:21

“왜 영어로 디자인하면 이렇게 예쁠까요?”

자주 듣는 말이다.

이전 포스트에서 볼 수 있듯, 디자인 면에서 볼 때 웹 2.0의 트렌드는 ‘폰트’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즉 Tahoma나 Trebuchet 과 같은 양질의 기본 폰트를 큼지막하게 써서 미려하고 읽기 편하게 하기만 해도 사이트의 존재감은 사뭇 달라진다.

그러나 한글 윈도우에는, (일본이나 중국도 마찬가지) 이러한 양질의 기본 폰트가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큼지막하게 쓸 수 있는 양질의 기본 폰트가 없다.

현재 XP의 Truetype 폰트에는 embedded bitmap이라고 하여 ‘도트 노가다’로 그린 폰트가 트루타입 폰트 안에 삽입되어 있다. 9, 10, 12pt 등 대표적으로 쓰이는 크기에는 DOS 시절 이래 애용되어 온 ‘비트맵’이라는 도트 폰트가 벡터 대신 표시되고 있는 것.

즉 그 크기가 되면 무조건 비트맵을 표시하도록 되어 있는 셈. PDA나 전광판이라면 몰라도 충분히 커진 PC LCD에 비트맵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각종 웹폰트라는 놈들은 상당히 시대착오적이다) 다행히 비트맵에서는 결코 한글이 영어에 비해 밉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글 폰트의 경쟁력은 비트맵을 넘어서는 크기가 되면 급락하게 된다. 실제로 XP 기본 글꼴의 벡터 그래픽은 좌절의 경지다.

이미 폰트에도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났다. 더 이상 비트맵이 설 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800x600을 벗어나면서 비트맵 기반의 웹디자인은 그 한계를 맞이하게 된다. 싸이가 작은 창을 고집하는 배경도 결국은 그 맥락일 것이다. 화면이 커지는데 글자만 작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싸이와 같이 컨셉 자체가 ‘도트 노가다’를 표방한다면 어울릴지 모르지만, 웹 2.0은 (그리고 비스타도) Anti-aliasing과 Cleartype이 풍부히 걸린 벡터 폰트가 등장했을 때 아름다워진다.

한글로 웹 2.0 풍 디자인을 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비스타 등장 이후, 즉 모든 것을 벡터 기반으로 바꿔 버리려는 인터페이스의 등장 이후 사태가 나아질 듯 한데, 그 이유는 바로 비스타와 함께 등장하는 기본 폰트 덕이다.

한: 맑은 고딕
중: Microsoft Yahei
일: Meiryo

이전 포스트의 폰트들이 이들이다. 보면 알겠지만 글씨가 커져도 종래의 폰트들과는 사뭇 다르다. 게다가 fontforge로 열어보니 (아직 버전 글꼴들이 1.0도 안되었지만) bitmap은 아예 들어 있지도 않다.

어쩌면 비스타의 가장 매력적인 ‘기능’은 ‘폰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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