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피라미드형 계급 구조-우리가 계급을 이야기할 때 떠 올려야 할 한 가지 그림.

지난 주말의 [한일 블라스트비트 심포지엄] 청년, 사회적 자본 안에서 스마트하게 살아가기는 여러 가지 의미로 흥미로웠다.

그 감흥은 다른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그 때 나눈 이야기 중 여러 의견을 주신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 보기로 합시다.

우리가 계급을 이야기할 때,
(특히 민주화 세대의 세례를 받았을 수록) 자본가(고용인)와 싸우는 노동자(피고용인)의 1차원적 구조로 계급 투쟁을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서글픈 고용인,
즉 자영업자가 될 수 있는 시대.
이들 영세 자본가들이 대기업 노동자에 비해
훨씬 힘든 삶을 살곤 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21세기적 계급 투쟁은 다른 방식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생산수단을 누구나 소유할 수 있게 된 스마트 시대.

현대 피라미드형 계급 구조 – 우리가 계급을 이야기할 때 떠 올려야 할 한 가지 그림은 대충 이런 것이다.
이 피라미드는 인간이 모인 사회와 조직의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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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피라미드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위와 같은 계급차가 생긴 것, 즉 넘사벽이 생긴 것은 현대적 현상이다.
고도성장기, 피라미드가 커 나가고 있을 때는
해당 계급의 빈 공간을 아래로부터 항시 흡수해 채울 수 있었지만,
이 것이 멈추고 또한 새로운 피라미드도 만들어지지 않게 된다.  

위 그림에서 의외로 무서운 기득권은 바로 기획계급.
삼저호황에 힘입어 빠르게 운영,구현을 넘어 기획에 오를 수 있었고,
전후 경기부침에 따른 이득(예컨대 부동산 폭등)도 이 (시대) 계급이 독식한다.

  • 적어도 기획 계층은 “마르크스의 예언 대로 프롤레타리아트로의 전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데,
    가설 “Efficiency Wages”에 의해 피라미드로의 충성심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되기 때문.
    현재 기획 계급 임금은 소득세 과표구간 최상위(연봉 8800만원 이상) 언저리. 88만원세대의 10배? 음, 진성 기획 계급이라면 100배도 OK.
    이들의 정치 성향은 좌우파 어디에도 공히 속할 수 있다.
  • 그 다음 깊은 딜레마에 빠져 있는 구현 계층. 바로 위의 “도박판의 설계자”들이 그려 놓은 대로 구현을 하라고는 하는데… 아닌 것 같은 느낌. 윗 계급으로 올라가고 싶지만 이미 포화. 그만 두자니 피라미드 밖은 암흑?.
  • 그리고 운영 계층. 어떤 피라미드든지 속하기만 하면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차상위 계급은 커녕 바로 윗 계급과도 제도적 계급격차 완성중.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져 있는 이 상황에 이론상 올라갈 수 있다며 위로하며 경쟁을 권유. “아프니까 운영?”

피라미드를 벗어난 독립 계급으로 Practice(legal/medical)가 한 때 인기를 얻었으나, 이들의 피라미드화도 급가속화되고 있기에 앞으로는 알 수 없다.

계급화의 부작용은 이 시대에 우리 삶에 여러모로 저며 올 텐데, 오늘은 그 중 하나만.

계급에 고착되다 보니 수직으로 관통하려는 용기,
즉 “디테일을 아는 설계자가 소유를 하는 현상”,
바꿔 말하면 스타트업이 무모한 일이 되어 간다는 점.

참, 기획계급이라고 해도 안도하기에는 이르다. 이미 주택부금과 자녀들 사교육비로 연비가 나쁜 상태로, 언젠가 느즈막히 피라미드를 벗어 나는 날, 운영도 구현도 할 줄 모르면서 피라미드의 로고마저 잃은 노인의 기획에 귀 기울여 주는 이들은 많지 않을 테니.

 

그리하여 지난 주, 피라미드와 좀비의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 갔던 것이었습니다. 그럼 또 다음 기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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