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과 마에다 신조, 그리고 진화심리학

 

어떤 사진은 그 앞에 우두커니 멈춰 서게 만든다. 그리고 표현하기 힘든, 그리움에 가까운 어떤 감정에, 온몸을 나른하게 만들곤 한다.

오늘 문득 그런 상황이 두 번 정도 있었음을 기억하게 되었다.

하나는 제주의 풍경을 찍은 김영갑의 사진에서였고,
또 하나는 북해도의 풍광을 찍은 마에다 신조의 사진에서였다.

이 둘은 모두 우연히 고국의 어느 땅 운명적 spot과 조우하고, 그 곳과 사랑에 빠져, 그 곳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태운 후, 그 곳에 두모악과 타쿠신칸을 남겨 자신이 바라 보던 그 세계를 우리들의 마음에까지 담아 주었다.

제주의 오름에,
북해도의 언덕(丘)에

우리와 무관하다 생각하던 타향의 그 곳에

우리의 근원적 그리움이 있음을 그렇게 가르쳐 주는 것이
바로 사진의 힘이었다. 

 

그런데 이 그리움이 근원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진화심리학자 전중환의 책에 나와 있는데, 인류는 진화적 조상들이 수백만년동안 생활해 온 그 어떤 풍경에 선천적으로 이끌리도록 디자인되었을지 모른다는 것.

제주의 오름도 북해도의 언덕도 인간을 위협하지 않는 포근한 안정감을 준다. 인류란 어쩌면 그러한 비옥하면서도 탁 트인 지형에 끌릴 수 밖에 없도록 프로그램된 것이라면, 도시가 키운 두 명의 사진가도 그 부름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

 

갑자기

제주도의 오름과 비에이의 언덕이 그립다.

Comments

“김영갑과 마에다 신조, 그리고 진화심리학”의 1개의 생각

  1. 저도 요즘에 진화심리학이란 얘기를 많이 듣네요. 여기서도 그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뭔가 유혹적인 컨셉이면서도…살짝 주저하게 만드는…비과학성까지. ^^; 요즘 저도 공부중입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