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goodhyun's Diary on 2011/06/26 17:04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키워 주셨지만, 
다 자랐다며 난 그 곁을 떠났고, 
늘 그 곳에 계실 테니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엊그제도 그랬다.
아프셔서 찾아 갔지만, 주무시길래 되돌아 나오며,
내일은, 내일은 꼭

“키워 줘서 고마워, 할머니”

라고 하려 했지만,
할머니는 그렇게 그날 밤에 떠나셨다.

우리는 찾아 갈 수 없는 곳으로, 떠나신 날에야,
우리는 그 곁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날이 온다는 것을 깨닫는다.

할머니가 우리에게 세상의 전부였던 어린 시절을 우리는 가끔 추억하지만,
할머니의 세상에서 우리는 언제나 그녀의 전부였다.

그런 것이 가족임을, 그 것을 지키는 것이 삶임을,
할머니는 그렇게 알려주시며 할아버지 곁으로 떠나셨다.

우리는 모두 헤어지고, 되돌아 갈 수 없는 날이 오지만,
이런 고마움을 슬픔 속에서도 느끼게 해줄 수 있기에,
그리고 언젠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다시 만날 수 있다 믿기에,
가족은 그리고 삶은 애틋하고 아름다운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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