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계의 논픽션 :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하다』

논픽션은 픽션보다 재미 있다.

지금 내가 목격하는 저 절실함이 허구가 아님을 믿어 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수퍼스타K’니 ‘위대한 탄생’이니 이야기가 특히 성장담을 내포하고 있으면 그 하나하나의 눈물도 찌푸림도 모두 허투루 보기 힘들다.

거의 10년 가까이 될지도 모르겠다.
현실계에서 모질게 구르고 있던 나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제목은 “더 프로젝트”. 그러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 속에서 결국 미완성으로 끝나게 되었는데, 집필이 좌초된 계기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미 현실이 이렇게 파란만장한데 각색된 드라마는 따라 잡을 수 없으리라,
소재란 각색되어도 당사자는 자신의 이야기임을 귀신 같이 알아 차릴 것이리라,

지레짐작한 탓이 컸던 것 같다. 그런데 그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 결국은 드는데, 소설이란 특히 사소설이란 작가적 현실을 완전히 초월한 가공의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현대 사회와 같이 다양한 이들의 생활상을 여러 경로로 흡수 조망할 수 있는 시대를 이겨낼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현실계 개발자의 논픽션이다. 부제도 단도직입적으로 “어느 개발자의 직장 생활에 대한 보고서”

보디블로(body blow)론, 닭튀김 수렴 공식, 전공 발산 공식 등 현실에서 진짜로 계산해 본 뒤에 나온 공식이기에 짠하다.

확실히 논픽션의 현대적 효용은 타인의 신세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환기시키는 치유의 효험에 있다. 그렇지만 저자의 체험은 현실계 거주민의 모든 번뇌가 싱크로하기에 완전히 스파이시하지는 않다. 다소 마일드한 풍미. 입안이 얼얼한 스파이스를 원한다면 현실계 SI의 병정 생활 정도는 되어야… 참, 2부 워커홀릭편 등 저자의 지인 이야기들은 상당히 Spicy.

논픽션에는 실화만 있다는 것이 논픽션의 장점인 것.
논픽션 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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