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률적인 프로그래머

가끔 내공이 남다른 프로그래머를 만날 때가 있다. 내공의 일차적 표출 장면은 그가 아마 ‘Polyglot’일 때일 테지만, 내공이 증명되는 순간은 그가 직능인으로서 상황을 컨트롤하고 있다고 느낄 때다. 이 상황 통제력이란 즉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그런 처지에서 과업이 자신에게 주어졌으며 이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지 알아야 가능한 일이기에…

주어진 과제를 푸는 가장 효과적인 방편은 하나하나 그냥 부대끼며 풀어 가는 것일 터이다. 그러나 단순 반복작업을 손수 하다 보면 멍청해지고, (본서가 주장하는) 가장 능률적 자산인 ‘Focus’를 놓치게 된다. ‘모든 수행작업을 배시 스크립트로 남기는’ 꼼꼼함이야 따라할 수 없겠지만 가끔은 단순 반복적 업무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Automation’하는 자만이 결국은 궁극적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능률 이전에 프로그래밍이 단순 노무가 아님을 드러내는 증명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업을 다루는 서적을 읽는 일은 희로애락의 연속이다. DRY(Don’t Repeat Yourself)를 이야기하는 것이 다일 줄만 알았던 ‘Canonicality’의 장에서는 비스타부터는 심볼릭 링크(mklink)를 지원했었다는 사실조차 나는 몰랐음에 분했고, YAGNI(You Ain’t Gonna Need It)의 이야기에서는 EJB와 JSF의 과도한 엔지니어링에 절망했던 복잡성 세금의 추억이 되살아나 쓸쓸했다.

프레임워크란 실무에서 우려낸 문제의 부분 집합에서 그쳐야 한다는 부분, 표준이 때로는 유용한 일탈을 막는 권위가 되고 만다는 부분 등 나의 철학과 유사한 부분은 반가웠지만…

코드를 짰던 과거에 젖어 사는 그런 ‘왕년의 프로그래머’는 되고 싶지 않았건만, 이런, 결국 나도 그 꼴이다.

오늘은 하다못해 Monad, 아니 윈도우 파워쉘이라도 Getting Started하고 잠을 청하고 싶은 추운 날이다. (“…이라도” 라고 말할 만만한 것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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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률적인 프로그래머”의 5개의 생각

  1. 핑백: codian's me2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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