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탄생

"이명박의 4대강과 노무현의 세종시, 뭐가 다른가."

이 논의에 대한 어떤 답안지는 이미 노빠에게도 몸비(MB좀비)에게도 불편한 형태로 정리되어 1년도 전에 제출된 바 있다. 제출자는 88만원세대의 우석훈.

낭만IT에 출입하는 분들은 대부분 IT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난국 속에서 그 관심을 적어도 풀지 않기를 바라는데 그 이유는 IT의 풍경은 거시 경제의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산업은 결국 모든 산업을 위한 산업, 즉 메타 산업의 성격을 띠기에 시대의 거울로 현상을 비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IT와 관련된 국지적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의 타성은, 흙더미 속으로 나라마저 몰아 놓고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한층 우울해지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렇게 국지적이라 생각했던 것들 하나하나가 현실의 해법을 주고 있다.

실제로 본서의 논지는 낭만IT에서 반복되어 온 주장과 오버랩되어 읽힐만한 부분이 있다.

  1. 대안적 존재로서의 제3부문의 실종과 이상계
  2. 북구적 정책에 입각한 강소국 모델과 스칸디나비안 스쿨의 교훈.
  3. 지리적 중앙형 시스템의 비극과 벨류체인 중앙형 시스템의 비극
괴물의 탄생
우석훈 저

노무현 정부가 이로써 만들어낸 것은 일종의 중남미형 이중국가(dual state)로의 전환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은 노무현 집권기에 완벽하게 이중국가로 전환되지는 않았지요. [중략]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매우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라면 아마 5년만으로 충분했을 것 같습니다.

토목형 구조에서 지방토호들을 끼고 보상금과 건설로 지방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은, 이렇게 어떤 식으로든 지금의 구조악을 더 심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지금 우리가 겪는 이 난국은, 정략적 오류에 휩싸인 정치인과 이런 일 따위 자신과 관계 없다 방치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관계 없어 보이는 것들이 잘못될 때 그 폐해는 전국민에게 천천히 나눠질 뿐이므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반면 그 시간에 차라리 로비를 하여 얻어낸 직접적 이익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기에 위정자들은 그 본능에 따르고, 또 심지어 대개의 경우 자신들의 태만과 방종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쉽게도 이 퇴행적 메커니즘은 현존 1인1표 대의민주주의 정치체제의 근본적 한계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란 기성정치의 틀에 잠입하여 기성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 아니면, 기성정치 내에 이러한 한계를 인지하고 초월하려는 거점을 마련하는 일이겠지만 요원할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요원하다 방치하는 나라의 종착점은 바로 dual state…

그 한계가 오기 전에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포디즘(fordism)에서 지식경영으로 목숨을 건 비약을 해야 하고, 본의든 타의든 이 전이에 성공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격차를 내일의 우리는 살아가게 될 것이다. 아전인수라 할지 모르나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로 소프트웨어 산업처럼 적절한 것은 없다

[칼럼]IT빙하기를 살아 남을 용기 – ZDNet Korea

몬스터를 만들어 낸 것은 우리의 작은 선택의 결과라는 책임감을 이제는 되찾을 용기도 필요한 시기다. 그리고 동시에 상황이 단번에 호전되리라는 낙관도 과감히 버릴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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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탄생”의 2개의 생각

  1. 핑백: terra's me2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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