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만화

H씨가 “장편(長篇) 만화를 그려야 한다”고 했다.

그 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장편을 쓰고/그리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장편은 나만이 아닌 누구나의 꿈이었다.

누구나 그 것이 무엇이든 마음 속에 쓰지 않은 장편 하나 쯤 품고 사니까.
우리의 삶이 일상에 함몰될 수록, 꿈꾸는 일들…

시간이 나면…
이 다음에…
~를 이루고 나면…
그 때 꼭 하리라 마음 먹는 숙원의 무엇.

그런데 그런 날은
지금 이미 하고 있어야 
찾아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의 초기 소설들은 이야기의 단락, 즉 끊어짐이 극심했는데, 많은 이들은 그 것을 신선한 신세대적 스타일로 받아들였지만, 그는 전업작가가 아니었기에, 일상의 틈을 내 쓴 소설이었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생각해 보니
내 책들의 원고도 주로 지하철에서 나왔다.
만화도 자기 전 15분을 줄여서 그리고 있다.
생각해 보면
뭐든지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15분의 챕터들. 30분의 섹션들… 누구에게나 주어진 일상의 디저트 한 조각들.

단편을 이어 가면 장편이 아니던가?
일상의 작은 행복을 이어 가면 그 것이 인생의 행복이 아니던가?
하루의 꿈 조금씩 이어 가면 그 것이 미래가 아니던가?

다시 조금씩 나만의 장편을 이어 가겠다 마음 먹은 초겨울 밤에,
여러분도 여러분의 장편을 이어 가길 바라는 마음에.

Comments

“장편 만화”의 6개의 생각

  1. 여기서… 행간의 의미를 읽지 않고 뭔가 기대감에 부풀어있는 1人입니다. ^^ 즐거운하루 보내세요. 곧 또 뵈러 가겠습니다.

  2. 그렇죠 요근래 저도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게 하기위한 여러 툴이나 테크닉이 필요할 것 같아요.

  3. 엉엉….생산은 커녕 소비도 제대로 못하는 실정입니다. 전. 늪에 빠진 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제 꿈도 장편입니다.

  4. 15분의 챕터들. 30분의 섹션들…
    하루의 꿈이 조금씩 이어가면 그것이 미래…

    참 맞는 말씀이라서 수첩에 적고나니 댓글란이 있네요.
    어떤 말 잘하는 사람이 한말이 떠오르는 순간! IT안에도 사람 마음이 있다는…

    100번 옳으신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제 삶에 지표로 삼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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