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길들여 놓는 체제

원인은 국민을 길들여 놓은 체제에 있건만, 본질을 덮고 증상에 해당하는 기술과 기술자만 붙잡고 싸우고 있다.

공인인증체제의 문제는 그 것이었다. 아이핀을 둘러 싸고 또 그런 움직임이 있다.

정부 주도의 ‘체제’가 왜 또 다시 필요한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등록번호를,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고 공개되어도 아무 소용 없는 번호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이를 숨기고 보완하고자 또 다른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관리적 효율성을 지닌 통제적 번호 체계가 더 이상 超보편적 프라이머리키의 기능을 하지 않게, 그리고 믿어지지 않는 넌센스이지만, 지금과 같이 비밀번호의 역할을 하지 않게 하는 일이 오히려 중요하다. 지금 여러분 이름 옆에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두어도 아무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등록체제를 온라인 서비스에서 언번들링한다는 시도는 좋았으나, 왜 그 자리에 다른 체제를 번들할까? 본인 확인을 위해서라면 아이핀을 바이패스하고 휴대폰인증이나 신용카드와 같은 民의 레벨로 내려가면 그만이다. 주민등록번호체제, 공인인증체제, 아이핀체제 어느 무엇 없이도 대다수의 나라는 그렇게 올 가을을 또 잘 보내고 있다.

정부가 충분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섣불리 초월적정리자가 되려는 노력을 자처하면 할 수록 더 많은 불편과 부조리를 초래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치명적인 폐해는 관의 정책에 밀착된 솔루션(키보드 보안, 공인인증인프라, 결제솔루션 등등)은 시장에서의 선택에 의한 자연적 도태로부터 보호받게 되고, 그리고 관의 정책에 관심 없는 솔루션(때로는 글로벌 기업)은 시장 참여가 거부되는 시장 왜곡 현상이다.

이보다 더 무서운 병폐는 바로 반복되는 체제의 제안에 의해 국민이 길들여진다는 것이지만, 이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은 불만이 없는 듯하므로 넘어가도록 하자.

Comments

“국민을 길들여 놓는 체제”의 18개의 생각

  1. 눈물나게 공감합니다. 이 머저리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근본 원인이 지나친 개인정보 요구라는데 있다는걸 모르고, 뭔가로 자꾸 락을 걸려고만 하니…

  2. 미국에는 SSN이라고 주민 번호 비슷한게 있습니다.
    없으면 거의 생활이 불가…
    주민 번호랑 거의 마찬가지죠.
    유출이나 도용 사고, ID Theft도 이 SSN을 타겟으로 이뤄집니다.
    한국만 그런것이 아니라고요 ^^

    1. 글쎄요. 미국쪽 사이트 가입하면서 한 번도 사회보장번호를 요구받아본 기억은 없는데요. 제가 일본 사는데, 한 번도 무슨 번호 요구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만 그런거 맞는것 같은데요?

    2. 주민 등록 번호 라는 시스템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 한것입니다.
      물론 일반 미국 사이트에서 SSN을 요구하지는 않지요.
      하지만 역시나 정말로 본인 확인이 필요한 웹페이지에는 모조리 SSN 확인 페이지가 꼭 있습니다.

      물론 SSN 번호 유출도 심심치 않게 일어 나고 있습니다.

      “주민 등록 번호 존재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3. 핑백: johnny's me2DAY
  4. 언젠가 썼던 글이 생각 나 트랙백 걸었습니다.

    “대다수의 국민은 불만이 없는 듯하므로 넘어가도록 하자.” <- 그렇기 때문에 아는 사람들이 나서야 하는데 이마저도 불쾌하게 여기는 국민들이 많아 난감하네요. 삼성에서 후원하는 NGO가 아니면 죄다 빨갱이라고 하시는 분을 뵌 적도 있으니까요.

  5. “관”이 돈이랑 친하지 않는 이상 저런 어이없는 일은 계속 되겠죠.

    전에 다니던 회사가 정부관련된 사업을 진행했었는데 방식이 그런 것 이더군요-

    말이 안되는 사업을 준비한다음에 공무원들한테 열라 로비하니까 어느덧 말이 안되던 일이 말이 되도록 짜맞춰지고 예산 책정되고 추진되더군요.

    그것이 소위 말하는 ‘영업력’ 이었습니다.

    1. 대충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던 생각을 글로 접하니 섬짓하네요. 영업은 저랑 안 맞는 것 같습니다~(개콘상구없다버전)

  6. 어쩌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불만이 없기보단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불만인지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 역시 이미 길들여져 있기 때문인건지도 모르겠고요..

  7. 역시 문제는
    관의 정책에 밀착된 솔루션
    들이 이미 관과 밀착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버려지면 도태될 수 없는 그들이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할 테니..

  8. 개발자들부터 각성해야지요. 혹시, 지금 개발 중인 시스템에서 습관적으로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봅시다.

  9. 핑백: Vein of Wolf
  10. 개발자들이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가 왜 필요하죠?
    그런 개인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고 수집하는 기업들 문제 아닐까요?
    그래서, 개인정보 사고 팔고 하는 병폐가 생기는거죠..
    물론 개발자들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의 시각차가 있을수 있으나.. 각성까지 요구하신 윗분 글 좀 걸리네요..

  11. 개발자들이 좀더 능동적으로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지 못했음을 비판하시는 듯 합니다만… 그러기엔 대한민국 IT 바닥에서 개발자들의 힘이 너무 미약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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