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국민을 길들여 놓은 체제에 있건만, 본질을 덮고 증상에 해당하는 기술과 기술자만 붙잡고 싸우고 있다.

공인인증체제의 문제는 그 것이었다. 아이핀을 둘러 싸고 또 그런 움직임이 있다.

정부 주도의 ‘체제’가 왜 또 다시 필요한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등록번호를,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고 공개되어도 아무 소용 없는 번호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이를 숨기고 보완하고자 또 다른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관리적 효율성을 지닌 통제적 번호 체계가 더 이상 超보편적 프라이머리키의 기능을 하지 않게, 그리고 믿어지지 않는 넌센스이지만, 지금과 같이 비밀번호의 역할을 하지 않게 하는 일이 오히려 중요하다. 지금 여러분 이름 옆에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두어도 아무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등록체제를 온라인 서비스에서 언번들링한다는 시도는 좋았으나, 왜 그 자리에 다른 체제를 번들할까? 본인 확인을 위해서라면 아이핀을 바이패스하고 휴대폰인증이나 신용카드와 같은 民의 레벨로 내려가면 그만이다. 주민등록번호체제, 공인인증체제, 아이핀체제 어느 무엇 없이도 대다수의 나라는 그렇게 올 가을을 또 잘 보내고 있다.

정부가 충분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섣불리 초월적정리자가 되려는 노력을 자처하면 할 수록 더 많은 불편과 부조리를 초래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치명적인 폐해는 관의 정책에 밀착된 솔루션(키보드 보안, 공인인증인프라, 결제솔루션 등등)은 시장에서의 선택에 의한 자연적 도태로부터 보호받게 되고, 그리고 관의 정책에 관심 없는 솔루션(때로는 글로벌 기업)은 시장 참여가 거부되는 시장 왜곡 현상이다.

이보다 더 무서운 병폐는 바로 반복되는 체제의 제안에 의해 국민이 길들여진다는 것이지만, 이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은 불만이 없는 듯하므로 넘어가도록 하자.

미투데이로 한마디트위터로 한마디
트랙백 3, 댓글 13개가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