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보람

가을이 시작할 무렵 대략 이런 내용의 메일이 한 통 왔다.




제 룸메이트인 친구가 저와 같이 웹 2.0의 경제학을 완독하고 영감을 받아 나름 독창적인 형태의 웹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창업을 해보자란 결론에 까지 도달하게 되었고 현재 아이디어를 보다 구체화 하고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단계인데요


저희 웹 서비스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과 따스한 조언을 해주시면 정 말 감사할 것 같아서요



가끔 독자 메일이 오긴 하지만, “창업을 하겠다”는 용맹한 “학생”들은 많지 않다. 그들의 저지름에 일조를 했다는 책임감에, 공교롭게도 여러가지로 엄청나게 바쁜 주였음에도 불구, 만나자고 했다.


생크림 케이크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 온 한 무리의 학생들에게 내가 해 준거라고는, 햄버거와 감자튀김과 그리고 몇마디 조언, 그리고 그들의 눈을 봐준 것 뿐이었다. 시간도 약속과 약속 사이에 껴서 충분치 못했다.


지적이 날카로웠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조언에 대한 그들의 표정은 너무나 따스했다. 그들과 헤어진 뒤, 같이 자리에 끌고 간 후배직원의 얼굴엔 미소가 남아 있었다. 내 얼굴에도 그랬을 것 같다.


“좋을 때네…” 우리끼리 중얼거렸다. 잘 모르겠지만 그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며칠 뒤에 느꼈다. 자극을 받은 건 오히려 나였다는걸.


창업을 하려는 모든 이들에게는 긍정의 눈빛이 있다. 설레이고 흔들리는 눈동자가 있다. 어른들은 무모함이라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그 모든걸 관통하는 긍정의 눈빛이…


얼마 전, 그들이 무슨 벤처 창업 경진 대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상을 탔다는 메일이 왔다. 상 이름을 듣고 옴찔 놀랐다. 나는 후원하는 줄도 몰랐는데… 인연이란 그런건가 보다. 사진도 보내 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만간 그 학생들의 학교에 찾아가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날 생각이다.


짤방으로 관련 기사 하나.



[헤럴드 경제] 대학생은 도전하고…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를 생각한다)’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내듯 초등학생 때부터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나선다는 요즘, 공시족과 고시족이 되기를 과감히 거부하고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에 나선 젊은이들이 있다.


[후략]


아직 희망으로 가득합니다. 대한민국. 그리고 한국 IT.


안좋아 보이는거 수없이 많지만, 그런거 하나하나 신경쓰지 말아요. 마음에 안드는 거 투덜대는 시간에, 무언가 과감히 하면 됩니다. 여러분의 과감한 도전 하나하나가 사회를 다르게 만들어 가는거니까… 투덜댈 줄 아는 어른 들은 이미 너무나 많아요.

Comments

“때로는 보람”의 13개의 생각

  1. 월요일 아침부터 가슴이 훈훈해지는 얘기네요 ㅎㅎ 저도 국현님이 쓰신 책 잘 읽어봤는데..어린 학생들은 거기서 영감을 얻어 창업을 준비하고..와우~!

  2. 진정 낭만IT 로군요…

    누군가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죠.

  3. “투덜대는 시간에, 무언가 과감히 하면 됩니다”
    정말 마음에 확 꽂히는 멘트!
    역시 젊음에는 꿈과 열정 그리고 도전이 있어야!!

  4. 김국현부장님,
    너무나 뜻깊은 시간이었구요
    더 좋은 기회를 얻게 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얼른 학교에서 또 뵈어요!!! 아… 정말 감동이야 ㅠ__

  5. 뒤통수로 한번 맞은 듯한 느낌입니다…
    “투덜댈 줄 아는 어른 들은 이미 너무나 많아요.”

    그만 투덜대고…그시간에 무엇인가 창조적인 일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낭만적인 글 감사합니다.

  6. 국현 부장님! 안녕하세요(–)(__)
    너무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나 그 때 사주셨던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저희 팀원들 사이에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감자튀김과 함께 나왔던 치즈 맛에 다들 허우적대고 있어요^-^)

    조만간에 학교에서 강의를 해 주신다고 들었는데요
    그 날 또 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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