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의 도

Freetalk 2007/11/09 03:01

 

가끔 면접에서 괜한 질문을 해 본다.

"혹시... 영업을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영업직을 뽑는 자리가 아니니 대부분 부정적 반응이 돌아 온다. 이해가 간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었으니까. 인생 그 자체가 영업이라는 무서운 진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영업이란 일종의 道이다. 자신의 가치를 타인에게 제시하는 용기이고, 그만큼의 대가를 취하는 공평한 거래다. 미미한 가치라도 인정 받기 위해, 때로는 창조적이지만 때로는 무모하게 노력할 수 밖에 없는 인생의 부조리, 그 자체의 축도이기도 하다. 우리는 태어난 이상 살아 남아야 한다는 사실의 증명이기도 하다.

우아하고 아름답게 나만의 길을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인생은 그렇지 못하다.

예전에 알던 어떤 소녀가 카페의 종업원을 홀대했다. 입장을 바꾸면 기분 나쁠 수 있다고 말해 주니, "나는 저런 일 할 리 없어."라고 한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은 인생에서 사실 영업 따위 할 리 없으리라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 모두를 위한 식량을 누군가가 벌어 온 것이고, 그 것이 옆 부서 김대리든, 아버지든, 언젠가 그 차례는 결국 우리에게 돌아 온다.

여러분의 가족이 추운 겨울 거리로 쫓겨 났다고 가정할 때, 우리가 하게 될 가장 원초적 행동이란 무얼까. 바로 영업이다. 내게 남은 일말의 가치와 존재를 파는 영업. 세일즈/마케팅으로 포장될 여유조차 없는 벌거 벗겨진 영업인 것이다.

살아 오면서 영업도 해 보고 영업될 무언가를 만들어 보기도 해봤다. 그리고 수많은 잠언도 들었다...

"남의 주머니의 몇 푼 내 주머니로 가져 오는게 얼마나 힘든 줄 아니?"

"영업은 100m 전방에서부터 고개를 숙이고 낮은 포복으로 찾아 와야 하는거야."

영업은 어떻게 보면 삶을 바꾸겠다는 결심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에 속해 있는 이들이라면 언젠가 해야 할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아니 영업이란 삶의 자세, 나아가 道라는 생각이 든다.

가치를 생각할 줄 아는, 그 가치를 증폭시킬 줄 아는, 그리고 그 것이 떳떳했기에 내 생존을 위한 대가를 요구해 본, 그 일말의 쑥스러움과 부끄러움이 주는 참으로 묘한 기분이 남기는 도라는 생각을...

PS. 훌륭한 영업 사원을 찾아 보세요. 스승이 보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