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이야기

 

한류 전문가 강철근의 한류 이야기
강철근 지음/이채

나는 한류란 한반도라는 소지역 안에서 산출된 문화 컨텐츠가 의도적으로 지역성을 상실한 채 아시아니즘이라 불릴 만 한 협의의 글로벌리즘을 획득했을 때 일어난 현상으로 목격했음을 ‘웹2.0경제학’을 통해 이야기했다.

어느새 지역적 보루를 잃어버린 환상계와 지역성이 여전히 천혜의 요새로 작용중인 이상계에 대해 한류가 어떠한 시사점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여전히 궁금하고 목마르다.

예상대로 이 책은 그 답을 주고 있지 못했지만, 저자 강철근은 이 책에서 한류 아카데미 원장이라는 위치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자극은 주고 있다. 인류문화유산이란 개념이 유형에서 무형으로 이행함으로써 서양의 유형물 대신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와 같이 무형이 중시되는 제3세계의 문명의 대두에 대해 이야기 한다던가, 한류는 21세기형 낭만주의라던가, 선비정신을 밀어내는 ‘딴따라’들의 복수극이라던가, 탈근대와 탈식민주의의 현장이라던가 하는 논지를 풀어 나가는 태도에서 굳이 웹이 아니라도 목격되는 ‘2.0’의 낭만주의를 느낄 수 밖에 없다. 

또한 한류라는 대중문화 상품은 시대를 관통하는 지배이데올로기에 단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수용하는 소비자에 의하여 새롭게 그 지배에 도전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한류의 문화코드로 여성, 청소년, 제3세계, ‘딴따라’ 등이 열거되는 바, 분명 한류는 비주류의 역전극을 암시하고 있다. 실제로 한류가 기득권에 의해 예측되고 기획될만한 것이었다면, 포드 익스플로러 대신 현대 쏘나타를 어떻게든 밀어 넣어 ‘겨울의 쏘나타’로 일본 시장 수출 산업에서 대박을 일굴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고 그 빈자리를 춘천을 방문하는 아줌마들의 관광 수입에서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적어도 한류는 그러한 아줌마들이라는 소수자의 대두임엔 틀림없었다.

그러나 한류배우들의 장점을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자세와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한의 기질 운운하는 것은, 사후 미화의 코미디스러운 예로 납득하기 힘들다. 오히려 중국의 경제 발전에 걸맞지 않은 문화 지체로 대체문화로 일시적인 땜빵을 하고 있다는 신윤환의 설명이 설득력 있다.

저자는 다행히 한류 미화에 점철하지 않고 현재진행형 한류의 “오만한 한탕주의”를 경계하고 있으며 한류가 “夏日寒流 여름날의 찬 바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나, 일본문화를 추종하는 哈日이 일사병을 나타낸다는 등의 한류 상식과 에피소드는 게으르지 않게 뿌려주고 있다.

그런데 방금 확인삼아 찾아 보니, 哈日이 日射病(rishebing, 中暑zhongshu)을 나타내는지는 사전을 통해서는 알 수 없고, Wikipedia를 찾아 보니 대만인 만화가 哈日杏子의哈日族系列漫畫가 퍼트리게 된 계기라고. 아시는 분 코멘트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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