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트의 미학

싸이에서 환상계적 면모를 보게 된 계기는 미니룸에 있다. 미니홈피 미니룸. 그 독특한 퍼스펙티브를 선보이던 픽셀 아트, 즉 ‘도트 노가다’의 세계관은 실은 eBoy가 그 원조다.


Communication City

eBoy는 그들의 초대형 도시 포스터로 유명: NYC

이미 그 자체만으로 독특한 팝 컬쳐의 위상을 확보했으며, 코카콜라, 아디다스 등 커머셜도 함께하는 등 ‘도트 노가다’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것도, 일반 대중의 관심의 중심으로 밀어 넣은 것도 그들의 공이 크다.

나는 이 독특한 도트의 예술 세계가 실제로 움직이는 MMORPG에 접목한다면 어떨까 줄곧 생각해 왔다. 컴퓨터가 그려내는 환상계의 원점은 우리 마음속에서는 도트에 있었기 때문이다. Simcity스러운 세계라 말해야 하나… 그래서 싸이가 환상계로 진화해 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작금의 MMORPG는 대부분 3차원 폴리곤에 의존하고 있지만 오히려 3차원 폴리곤이 상상력을 제한하는 듯 느껴지는 것은 기술의 한계 탓일까, 아니면 이뤄낼 수 없는 극사실주의를 섣불리 시도하는 행태에 대한 반감 때문일까. GTA도 초창기의 도트 시절이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추억의 미화 작용 때문일까.

고해상도화로 인해 도트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 웹 2.0도 비스타도 그 디자인 철학은 ‘도트 시대의 종언’에 있다. eBoy가 열어 젖힌 픽셀 아트의 세계는 그렇게 문을 닫을 것인가. 도트에 대해 강렬한 노스탤지어를 느끼고 있을 미래의 우리는 몇 년 뒤의 모습일까.

‘도트’란 분명 사조(思潮)라 해야할까 조류라 해야할까, 컴퓨터 컬쳐의 한 구획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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