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를 존경하는 이유

빌게이츠가 떠난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빌게이츠는 IT 업계의 다스베이더로 비쳐질지 모르겠지만, 그는

코드로 세계를 바꿀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한 사람입니다.

그는 소프트웨어의 오늘을 이룬 사람입니다. 무슨 의미냐 하면, 코드란 그 자체만으로 돈을 받고 팔 가치가 있음을, 코드란 결코 기계에 부속되는 서비스품목이 아님을 주장하고 그 시장을 만든 사람입니다. 이는 대단히 혁신적 사고인 것입니다. 당시의 거대 기업들은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심지어 당시 비교되던 애플은 아직도 이 사고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코더였습니다. 그는 1975년 여름 마이크로컴퓨터를 위한 최초의 고급 언어를 밤을 새워 가며 만듭니다. 이 사건은 IT 정사(正史)에서도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는 사건입니다. 그것 조차 날조라는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합니다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Q-BASIC이라니요. 산업의 여명기였던 알테어의 BASIC이지요. 핵심모듈을 짠 것은 Bill이고 Davioff는 연산모듈을 짭니다.) 이 모든 증거와 그의 수기(手記)와 당시의 잡지인지 뉴스레터에 그가 직접 어셈블리로 설명하며 투고한 내용이 모두 진실이 아니라면 정말 할말이 없습니다만…

그 후 DOS 매수 사건 등 파란만장한 비즈니스 스토리가 펼쳐지지만, 폴 알렌과 빌게이츠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은 ‘그 여름의 추억’이었던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보고 코드의 위대함을 익혀 코드를 배우고, 짜고, 또 그 코드로 그처럼 세계를 바꾸려 회사를 일으켰습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제가 컴퓨터를 시작한 계기가 그의 회사와 일본의 ASCII가 협업해서 만든 MSX라는 기계 덕분이었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테크놀로지를 자바나 LAMP 못지 않게 좋아 하는 것도 이 점이 원인일지도 모릅니다.

1955년 10월 생. 만으로 50살. 조직에서 밀려날까 두려워하거나, 인생 마지막 승진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거나, 아들의 유학경비 마련에 고심하거나, 중년의 위기에 빠져 먼산만 바라보고 있거나…

범인이라면 그러고 있을 나이이건만, 그는 지금 자선활동을 위한 길을 떠나려 한다고 합니다. 지난 30년 세계를 바꿀 수 있음을 몸소 증명했듯 앞으로의 활동에서도 다른 방향으로 그것을 증명해 나갔으면 합니다.

그를 롤모델로 삼고 성장한 수많은 젊은이와 롤모델로 삼으라 하고픈 수많은 아저씨들을 위하여.

Comments

“빌게이츠를 존경하는 이유”의 10개의 생각

  1. 폴 알렌과 빌게이츠의 오늘을 ‘잊게’ 한 것은 …

    ‘있게’ .. 이죠?

    태클이 아니고 작은 실수로 인해 좋은 글의 의미전달상의 오해가 생기는 것이 두려우므로..

    (멀리서 언제나 읽고 있는 팬입니다^^)

  2. 동시에 코드를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돈을 벌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통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공짜로 공개할 수 밖에 없는 시장구조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죠. 수많은 개발자들의 여름 밤의 밤샘 추억을 배고프고 쓰라린 기억으로 만들어버린…

  3. Windows Sever 어드민으로써.. 사실 윈도우는 알면 알수록 참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록 다른 플랫폼들로 부터 우습다는 취급을 받지만.. (참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그냥 단순한 은퇴가 아니라 봉사하러 떠난다는 사실에 역시 그릇이 다른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4. 빌게이츠가 코더였는지 아닌지는 별로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도 그를 높게 평가하지만, “폴 알렌과 빌게이츠의 오늘을 잊게 한 것은 ‘그 여름의 추억’이었던 것입니다” 라는 말은 아무래도 논리의 비약인 것 같습니다. 빌게이츠에게서 “코드의 위대함을 익”힌 사람이 정말 있나요?

    물론, 그(와 MS)를 부당하게 깔아내리는 경향이 가득한 이 바닥입니다만, 그렇다고 그를 지나치게 상찬하는 것도 공감하기는 힘드네요..

  5. 김수민님, 감사합니다. 고쳤어요! ^^ //
    토비님, 네. ^^;; 저 역시 특히 시카고 출시 후 TCP/IP 관련 기업들의 패망을 옆에서 지켜본 ‘쓰라린 기억’ //
    세시아님, 제가 말하려던 것은 ‘코드의 위대함’ = ‘세계를 바꿀 수 있는 코드의 가능성’ 이었어요~… 뭐랄까 코더’로서’ 세계 제1의 갑부가 되었다는 사실이 많은 이들에게 자극이 된건 맞으니까요.

  6. 여러사람의 노력과 정성을 한데 모아 팔기 시작해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낭만적인가요? ㅎㅎ

  7. 예전에 Time지에서 빌 게이츠에 대한 프로필을 올린 적이 있는데 거기에 올린 사진이 기억나네요. 터미널 앞에서 무언가를 하는 폴 앨런의 모습을 14살 쯤 될까 보이는 앳띤 모습의 빌이 호기심이 가득 찬 얼굴로 옆에서 보고 있는 사진인데…그 사진과 함께 실린 글은 예전에 Unabomber라는 악명높은 수학자 출신의 태러범(or anarchist?)이 보낸 폭탄에 손을 잃은 컴퓨터 Scientist의 글이었습니다. 그 사람의 빌에 대한 평은 결론적으로 빌 게이츠는 Pioneer나 Visionary라기 보다는 “A boy who really likes computers”에 가깝다고 얘기한게 기억납니다.
    그 말에 동감하나 한 편으로는 Bill Gate’s Story에서 왠지 나를 뭉클하게 하는 부분은 그 사람의 인간적 성장인거 같습니다. 빌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세상을 펼치려고 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의 무자비함을 보여주면서도, 반면에 빌이 인간으로서 성장하면서 자기만의 이상만 추구하며 앞만 보고 달리던 IT freak(?)에서 MS바깥의 세상을 보는 눈을 뜨고 사회사업가로 변신하는 모습은 IT의 존재이유와 궁극적 목표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네요. 돈은 dog같이 벌었으나 뭔가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8. 자본주의 시장의 질서를 바꾼 혁명가는 아니지만, 자본주의 안에서 일개 Coder or Geek이 자본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에 가치를 주었다는 것만으로 위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멋지게 자본트래픽을 긍정적 방향으로 바꾸며 은퇴하는 그는 그 어떤 한국의 자본가보다 훌륭합니다. 그는 자본주의 안에서의 성공 Role Model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그가 못한 부족한 일을 하는 것 우리의 몫이기도 합니다.

  9. 전 정말 코드버밍의 대가이자 불세출의 해커였던 빌 게이츠가, 자꾸 프로그래밍도 할줄 몰랐다는 식의 무식한 루머에, 도스사건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어대는 언론과 찌질한 아이들에게 짜증이 나더라구요.

    사실 알테어 베이직 코드 카피 사건에 대해서 빌게이츠가 내돈 내놔 도둑놈들아 하고 해커들에게 공개편지를 하는 사건이 아니었다면, 그는 변절자의 가면도 쓰지 않았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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