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양복은 입어야만 하는가?

무더위가 도시를 덮치면, 나날이 화사해져 가는 Girl 들의 옷차림은 홍대 앞을 여름 빛으로 물들인다. 나는 오늘도 양복 상의를 손에 들고 노출의 계절이 선사한 그 풍경을 쳐다 보고 있다.

양복을 입는다는 것은 어떤 일일지 생각해 본다. 고객에게 나서기 전에는 늘 양복을 입어야 하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프로토콜을 볼 때, 개성을 중화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당혹감을 주지 않고 분위기를 안정화하려는 중세적 전략이 엿보인다. 그렇지만 교복이나 유니폼이 아닌 이상, 수트의 착용법에는 개인적 특성이 묻어나고, 각자 나름대로의 드레스 코드를 본의 아니게 체득하게 되는데…

나의 드레스 코드는 비교적 간단하다.

1. 반팔을 입지 않는다. (소매가 상의 밖으로 나오도록)
2. 런닝을 입지 않는다. (셔츠는 따라서 100% 면을…)
3. 색조통일. (콤비나 흰 양말은 안돼요…)

그러나 요즈음과 같은 날씨가 찾아 오면 1번은 결국 무너지고 만다. 반팔은 입지만, 나름대로 나의 코드를 지키기 위해 아예 상의를 안 입고, 넥타이만 매준다. 그러나 이 차림새로 낯선 이를 만날 수는 없는 일, 약속이 있을 때는 다시 1번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

서양 문화가 설정한 양복의 드레스 코드를 지키기 위해, 빌딩의 에어컨은 오늘도 서늘해진다. 우리가 사는 곳이 샌프란시스코나 시드니가 아니거늘 여름에도 외투를 걸쳐야 하는 직장 남성들, 땀을 피하기 위해 자가용 출근을 불사한다. 지구는 다시 더워진다.

일본 삼성의 쿨 비즈 도입

일본 삼성에서는, 환경성이 추진하고 있는 하기 에너지 절약 대책의 이념에 찬동 해, 7월 1일부터 사원을 대상으로 COOL BIZ(쿨 비즈)를 도입합니다.

착용 RULE

·기본은 슈트, 통근이나 사내에서는 노 넥타이, 노 윗도리를 장려 

-거래처 방문시에는 원칙적으로, 넥타이, 윗도리를 착용

-단, 거래처의 COOL BIZ 도입 상황에 따르고 각자가 판단

·폴로 셔츠등의 캐쥬얼 복장은 불가, 반드시 비즈니스 셔츠를 착용

·버튼을 여는 경우는 제일 윗 버튼만 가능, 그 이상은 불가

-넥타이를 벗어도 옷깃이 제대로 서는 셔츠를 추천

(COOL BIZ용의 옷깃이 서는 셔츠가 많이 시판되고 있다. )

·반소매는 가능, 단 속옷은 반드시 착용

공조

·원칙, OFFICE내 온도를 27℃전후로 설정

단, 각층의 상황에 따르고 온도를 조절 (현OFFICE 내 설정온도:25℃에서 26℃)

·공조 실시 시간은 7:30에서 18:00까지

일본에서는 여름에 양복과 넥타이 착용을 삼가는 ‘쿨 비즈(Cool Biz)’ 운동이 한창이다. 실내 온도를 28도 정도로 높임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을 촉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러한 운동은 몇 년 전 태국에서 시작된 바 있다. 태국이야 물론 가을에도 빌딩 유리에 서리가 낄 정도로 실내 외의 온도차가 심한 곳. 수상이 앞서서 노 넥타이 반팔 차림을 하고, 민간 분야에서도 이를 따르는 모양새였다. 갈수록 온난화되어 가는 실상을 생각해 보면 태국, 일본,… 다음은 한국의 차례가 되어도 좋다.

서양 문화가 설정한 드레스 코드를 곧이곧대로 지키다가는 에어컨 틀다 석유가 말라 붙거나, 습한 무더위에 지쳐 비즈니스맨이 말라 붙거나 둘 중의 하나 일 것. 격식이란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단순한 각성은 지금 ‘지중해성 기후란 해외여행에서나 겪을 수 밖에 없음을 깨달은’ 아시아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

Comments

“무더운 여름,…양복은 입어야만 하는가?”의 2개의 생각

  1. 양복 마지막으로 입어본 게 작년 6월 인터뷰 왔을 때… 그리고는 지금은 역시 반바지에 스레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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