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외국어

몇주전이었을까,
aixservice 운영자께서 의견을 물어왔다.

Rule of Thumb과
Best Practice를 한글로 어떻게 표현하면 제일 좋겠느냐는 것이었다.

별로 대답 못했다.

이들 단어는 테크니컬 프레젠테이션에서 수시로 등장하지만, 이렇다 번역하기가 난해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rule of thumb을 사전 그대로 “어림잡기, 눈대중”.. 이렇게 표현하면 뭔가 <극한의 일반화>를 시도하려던 그 차트는 갑자기 <대강>의 느낌이 되어 버린다. 분명 무언가 좋은 우리말이 있을 터인데…

베스트 프랙티스도 그렇다. ‘선진사례’, ‘최고수법’ 이것만으로는 커버되지 않는 문맥이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고 외국어 그대로 방치한다면, 화자와 청자 사이에는 외국어가 설정해 버리는 의도하지 않은 간극이 생기고 만다. 과연 그들이 이해했을까? 과연 나는 알고 말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 언어를 통해 같은 이미지를 그리고 있을까?

이것이 대부분의 개념을 외국어에 의존하고 있는 기술의 슬픔이다.

Process Choreography를 두고 고민에 빠진 어느 아침에…

Comments

“슬픈 외국어”의 6개의 생각

  1. 번역은 일대일로 대응되지 않아서 문맥에 따라 다르게 번역되기도 하는데 이것이 곤란한 경우도 생기더라구요. 제가 이해하고 있는 rule of thumb는 “과거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이럴 때는 이렇게 한다” 쪽에 가깝다고 봅니다. 엄격한 법칙이 아니므로 눈대중이니 어림잡기니 하는 번역도 나오는 것이겠죠. 과학기술 쪽에서는 ‘경험법칙’으로 번역하고 있는 것 같네요. 이렇게 번역이 막힌다고 할 때에는 일반적인 영한사전번역을 떠나서 영영사전에서 힌트를 얻어 보는 것도 가끔은 해결방법이 되더라구요. 영한사전번역도 누군가 결국 번역한 것이고 그것이 절대적인 것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만약에 초보자를 위한 메뉴얼이고, 겉표지 안쪽에 rule of thumb 이라고 되어 있다면 저라면 “막힐 때는 여기를 보세요” 혹은 “초보자를 위한 충고” 라고 풀어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슬픈 번역이 아니라 즐거운 번역 되세요 ^^

  2. 아름다운 표현은 안되겠지만 엔지니어들은 그걸 “꽁수” 라고 번역해 쓰더군요
    팍 와닿긴 하는데 좀 유~ 한 표현을 더 찾아보는게 좋겠죠? *^^*

  3. 손두진 님 말씀대로 rule of thumb은 ‘경험에 근거한 최선의 방법’을 말합니다. 옛날에 영국에 엄지 손가락보다 얇은 막대기로는 아내를 때릴 수 있다는 법이 있었다는 속설이 있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하고, 주조 공장에서 술을 담글 때 엄지 손가락으로 온도를 재곤 했다는 설도 있고 양복 재단사들이 말하던 ‘엄지 손가락을 두 번 감은 둘레가 손목 둘레이다’라는 독특한 지혜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엄마들이 밥을 지을 때 손바닥 깊이만큼 물을 더 붓는다든지 하는 그런 것과 비슷하겠네요. 만약 그런 것이 상용되는 하나의 표현이 되었더라면 영어의 rule of thumb 같은 표현으로서 ‘손바닥의 규칙’ 같은 말이 생겨났을 수도 있었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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