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명곡(1) – どんなときも

시끌벅적했던 80년대가 종언을 맺고 조용한 90년대가 시작할 무렵은 나에게는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다.

그 시절, 전파 월경으로 넘어 오는 일본의 라디오를 듣는 것이 나의 얼마 안되는 취미 중 하나였다. 답답한 현실 탈피를 위해 빈손 도일(渡日)을 꾀했던 시기였기에, 일본어 공부의 일환으로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클릭 몇번으로 양질의 일본어를 생생히 접할 수 있지만, 문호 개방 전인 그 시절은 잡지 구하는 일조차 녹록치 않았기에 그 심야 방송은 참기 힘들 만큼 조악한 음질임에도 불구, 고맙게 시청하곤 했다.

<아무개아무개의 All night nippon~>으로 시작되는 어느날의 규슈발 심야 방송에서 우연히 내 귀를 두드린 하나의 음악은, 당시의 내 처지와 싱크가 되어서일까, 이상하리만큼 온몸에 저며들었다.

마키하라 노리유키(槇原敬之)의 “어떤 때라도(どんなときも)”.

J-POP에 조예가 있는 분들이라면, ‘마키’는 SMAP의 <世界に一つだけの花>등 명곡을 낳은 프로듀서임을 알고 있을 것이지만(사실 나는 엊그제 우연히 튼 NHK-BS에서 방송된 마키하라 노리유키의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 처음 알았다…), 그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마음을 박박 긁는 시와 같은 가사일 것이다.

단파 라디오도 아닌 일반 라디오로 어떻게 서울의 서부 지역까지 전파가 도달했는지, 지금도 일본 방송이 들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와서 돌아 볼 때 철없는 도피 대신, 가족의 재건을 위해 청년 가장의 길을 매진하게 된 용기 중 일부는 어쩌면 이 노래에서 생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힘들 때, 거울 앞에서 여전히 웃어 본다. 아직 괜찮아, 라고 얼버무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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