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B급] 미리 가 본 미래세상

미리 가 본 미래세상/황순영 – 아름다운 미래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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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과 등록일이 한달 차이인 것으로 보아 다분히 자비 출판으로 사료되는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철저히 B급, 마이너 노선을 걷는다.

2010년 지구는 통일되어 베이징에 통일지구본부가 세워지고, 전세계 언어는 가장 우수한 훈민정음으로 통일된다는 기발한 설정은 독자를 아연케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통일지구 평화유지군의 백만대군이 베이징에 상주해 있다는 상상력에서 그치지 않고
“지구평화 쿵 짜작 쿵짝”
으로 시작되는 자작 노래의 가사가 갖가지 추임새와 함께 전편 게재된 것은 매우 실천적이다.

작가는 지구 평화를 위해 종교와 국경의 철폐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데, 특히 종교(기독교)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기 위해, 목사 후보생과 눈맞아 도망간 시원찮은 큰 딸의 에피소드를 실은 점에서 독자를 이끌려는 서사적 전략 또한 엿보인다.

종교와 국경의 철폐라는 이상론은 김혜자 저 <꽃으로도 때리지말라>를 무려 8페이지에 걸쳐 인용한데서 그 원류를 엿볼 수 있다.

로보트가 궂은 일을 대신 해 주므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자유로운 비약으로 작가 나름대로의 무지개 빛 미래를 그려나감과 동시에 토속적인 명절과 풍속에 강하고도 구체적인 애착을 보이고 있다. 곳곳에 실린 복사한 듯한 조선시대풍의 삽화는 특히 압권이다.

‘B급의 정서를 이해’하고픈 제군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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