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B급을 찾아서] : 모두 ~하고 있습니까?

이 시대의 B급을 찾아서

B급이란 흔히 저예산, 무명 배우로 이루어진 싸구려 영화를 칭할 때 쓰이곤 합니다. 그러나 B급이란 시대와 타협하지 않은 작가정신이 결여되어 있는 문화에는 붙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것이 증폭되고 담론화되어 A급은 고루한 바른 생활, B급은 쿨한 포스트모던으로 이어놓고 일종의 문화적인 전복이라도 이루어질 듯 호들갑 떠는 일에는 가끔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진정한 이 시대의 B급을 보고도 지나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B급은 그것을 어떻게 정의하듯 보는 즉시 알아 볼 수 있고, 정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토론토영화제 관객상 수상 감독의 영화를 B급이라 칭하는 것이 실례일지 모르지만, 나는 기타노 다케시의 이 영화 <모두 ~하고 있습니까?>에게 본 시리즈 최초 게재의 영예를 수여한다.

도대체 어디서 저 아무 생각 없는, 그럼에도 생각 나는 대로 찍어 버리는 자유로움과 대담함이 오는 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누구나 저런 생각 따위 할 수 있어, 라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챙피함을 무릅쓰고 진지하게 그것을 촬영하여 영화를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 진지함이 실소를 자아낸다. 이 실소야 말로 참된 B급이 주는 보석 같은 고마움이다.

이 영화, 웃으려고 본다면 보면 볼수록 재미가 없다. 썰렁하다. 보다가 반도 못보고 꺼버리는 사람도 속출할 것이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다. 저 진지한 연기들에서 오는 일말의 허무함. 애틋함마저 느끼게 한다. 이 애틋함이야 말로 참된 B급만이 지닌 정서이다.

예를 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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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객이 칼을 휘둘렀더니, “원자핵을 잘랐다”며 호들갑 떠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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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 폭탄 케이크를 훔쳐 온 무능한 가장과 이에 감동해 주위를 돌며 노래를 하는 폭발직전의 가족.

일본문화를 모르면 패러디가 재미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패러디를 이해 못할 것”이라는 강박관념을 갖는 것은 B급을 찾는 일에 방해가 된다.

혹자는 기타노 최악의 영화, 그렇기에 그로서는 최후의 코미디라고 혹평을 해대지만, 이 영화 과연 거장의 영화는 다름을 증명해주는 명작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와 동시에 B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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