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명품] 롯데삼강 쿠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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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추억으로 돌아 갈 수 있는 가장 흔한 티켓 중의 하나이다.

국민학교의 어느 무렵.
나는 피아노 렛슨을 받으러 여대생의 방에 일주일에 한번씩 드나든 적이 있다.
피아노 연주에 아무 관심이 없던 나였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아도
분명 피아노 렛슨날을 기다리곤 했음에 틀림이 없었다.

그녀의 침실에서 렛슨이 이루어졌는데,
벽면의 피아노 앞에서 내가 서투른 바하를 두드리고 있을 때
그녀는 마주 놓인 침대에 걸터앉아
“왜 그렇게 숙제를 안 해오는데?”
“것 봐, 노력하면 할 줄 알잖아…” 등등의 조언(ㅡㅡ;)을 하곤 했다.

아마도. 나는 피아노의 악보보다 숙녀의 공간에 관심이 있었다.
그 공간의 배열, 그 배열이 주는 느낌, 그 느낌을 일으키는 향기, 그 향기를 주는 사물들.
책상 위의 공책, 필기구, 책…… 화장대, 침대, 그리고 천장의 여성스러운 모빌.
아마 나는 그 때 처음, 어른으로써의 여성이 주는 신비감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나도 자라 어느새 대학생이 되고, 그녀가 다녔던 女大의 학생들을 만나곤 할 때, 그 렛슨 선생님이 주었던 느낌의 원형을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 설레던 적도 있었지만, 이미 나 역시 어른으로써의 남성이 되어 버린 후였기에, 국민학생의 덜 익은 감정을 찾을 수 있으리란 것 자체가 어수룩한 발상이었다.

그러나 그 유치 찬란한 추억이 되살아 나는 계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 아이스크림을 만났을 때다.

당시 유복한 그녀의 집에서는 내가 갈 때마다 외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내 주었었는데, 그것은 양질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코코아 케이크으로 감싼, <붕어 사만코>조차 귀했던 80년대의 정서로서는 천상의 맛이라고 밖에 표현하기 힘든 먹거리였다. 아마도 나는 선녀의 안식처에서 선녀가 주는 젖과 꿀에 도취된 어린 나뭇꾼, 아니 오히려 메테르가 손수 덥힌 우유를 우주 공간에서 마시는 철이와 같은 심정으로 렛슨 날을 기다렸으리라.

이 프리미엄의 사만코는 이미 90년대 국산화되어 한번 유통된 것을 목격했으나, 최근 다시 새로운 브랜드로 등장했다. 한 입 무는 순간, 아니 포장을 뜯는 순간, 아니 이 존재를 목격하는 순간. 이 먹거리에 연계된 그 어린 시절의 추억이 연달아 로딩되니 과연 음식은 추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그래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쌀밥 한 공기에도, 잘 익은 김치 한 입에도 자신도 모르는 어떤 본초적인 그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일 것이다.

아무튼…… 맛과 느낌, 그 시절 느꼈던 그 서양 아이스크림 그대로다.

그 선생님, 지금은 40대를 훌쩍 넘기셨겠구나……

Comments

“[이달의 명품] 롯데삼강 쿠키오”의 4개의 생각

  1. 어릴적의 피아노 선생님은 대개 부잣집 딸이었나 봅니다. 아홉살 인생에서의 피아노 선생님이 그랬고 구쳔의 선생님이 그러했고 또 저의 기억에도…다만 저의 선생님은 항상 코뜨개질을 하고 계셨죠.그나저나 구쳔의 피아노 실력이 예상외로 좋은걸요.^^

  2. 이거 최고 맛있음 ㅜ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아이스크림임ㅋㅋㅋㅋㅋ 졸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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