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er bath

하루 24시간.

끝에 닿으면 다시 시작되는
이 반복의 시간선상에

단 한순간
나를 위해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조그마한 조각이 있다면

뜨거운 샤워를.

발가락 하나하나, 피부 한 뼘 한 뼘에
따듯한 물기를 전해야 해.

내 눈에 보이는 이 많은 세포들은
바보 같은 나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는데.

이들이 있는 한, 나는 혼자가 아니었는데.

내게 주어진 한조각의 공간,
이제 이들 곳곳을 어루만지며, 쓰다듬으며.
고마움을 전할 수 있는 이 한조각의 시간.
순전한 나의 공간과 시간.

좋아하는 꽃에 물을 주듯.
좋아하는 꽃의 물기를 닦듯.

나를 살리고 있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뜨거운 샤워를.


§ 여름에, 비가 와서 좋은건, 마음도 몸도 뜨거운 샤워를 허락하기 때문일겁니다.
쭈그리고 앉아 지친 다리를 쓰다듬어 주세요. 허리를 펴고 따듯한 물을 눈가로 흘려 보내 보세요.

“잘했어,… 그 동안” 이러한 쑥스러운 혼자말도
살아 있음의 경이로움, ‘내 몸’이라는 존재의 집요한 생명력을 생각해 보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답니다.

이들을 위해
욕실에도 들릴 만큼 크게 음악을 트는거에요.
향이 좋은 샤워크림을 사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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